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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용서, 동거 그리고 두 번째 상간소송
실제 사례
피해 배우자

외도, 용서, 동거 그리고 두 번째 상간소송

본 사례는 저희 이현에서 직접 수임하여 처리한 사건으로, 의뢰인 특정 방지를 위해 인물·지명·직업 등 일부 내용을 각색하였습니다. 부정행위(상간) 손해배상 청구의 원고이자 의뢰인을 A라고 칭하겠습니다.


용서했다. 이혼도 미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반성 대신 동거를 택했다.

머리채라도 잡고 싶고, 당장 달려가 소리라도 치고 싶은데

그랬다가 도리어 내가 불리해질까 봐 그러지도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직 남아 있긴 한가요?"

이 글은 그 질문을 품은 사람을 위한 이야기다.

끝난 줄 알았던 바람

법원은 A의 손을 들어주었고, 싸움은 끝난 것 같았다.

남편과 1년 가까이 여행을 다니고, 해외에서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 그 사람에게, 법원은 위자료 2,000만 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상간자가 뻔뻔하게 했던 항소도 기각됐다. A는 그제서야 생각했다. 이제 끝났다고.

적어도 저 사람은, 이제 우리 집에서 손을 떼겠지.

판결이 확정되고 채 다섯 달이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남편과 그 사람이 한 아파트에 함께 살림을 차렸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부부처럼 드나들며, 사실상 같이 살고 있다고 했다.

이긴 게 아니었다. A는 그제야 알았다. 종이 한 장으로 끝날 일이었다면, 애초에 이렇게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라는 걸.

30년을 쌓아 올린 집

30여 년 전 결혼한 A와 남편의 시작은 단단했다.

가진 것 없이 함께 낯선 나라로 건너가 유학 생활을 견뎠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도시에서 서로가 서로의 전부였던 시절을 지났다.

남편이 귀국해 대학에 자리를 잡기까지, A는 살림과 두 아이를 도맡으며 그 뒤를 받쳤다. 남편이 강단에 서던 날, A는 객석 맨 뒤에서 그 모습을 오래 바라봤다.

평범한 집이었다. 아이들은 자랐고, 부부는 나이를 먹었고, 결혼기념일이면 작은 케이크를 사 왔다. A는 그 평범함이 영원할 거라 믿었다. 30년을 버텨온 집이었으니까.

그 집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바깥에서 찾아든 인연 하나 때문이었다.

첫 번째 외도

그 사람은 남편의 한 모임에서 나타났다.

처음엔 그저 아는 사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매달 만났다. 함께 여행을 다녔고, 먼 곳으로 떠난 자리에서 며칠씩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무렵 A는 큰 병을 얻어 한동안 제 몸조차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곁을 지켜줄 사람이 가장 절실했던 바로 그때, 남편의 마음은 이미 바깥을 향해 있었다.

가장 약해진 순간에 홀로 남겨졌다는 사실은, 외도 그 자체보다 더 오래 A의 가슴에 남았다.

처음 의심이 들었을 때, A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 사람, 누구예요?”

“……그냥 후배야.”

돌아온 건 그 한마디였다. A는 그 말을 믿고 싶었다. 믿어야 견딜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의심이 하나씩 사실로 바뀔 때마다, A의 몸과 마음은 함께 벼랑 끝으로 밀려갔다. 그 곁을 번갈아 지킨 것은, 아직 어렸던 두 아이였다.

A는 가정을 놓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있었고, 함께 쌓아 온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택한 것은 이혼이 아니라, 상간녀를 향한 소송이었다.

이대로 둘 수는 없다는 마음 하나로 A는 첫 번째 소송을 준비했다. 가정을 깨러 들어온 사람에게, 적어도 책임은 묻고 싶었다.

법원은 위자료 2,000만 원을 인정했다. 그러나 A가 정말로 바란 것은 돈도, 승패도 아니었다. 이 일이 여기서 끝나는 것. 그뿐이었다. A는 그것으로 매듭이 지어졌다고 믿었다.

1차 상간소송 손해배상 위자료 2천 판결문

이혼 서류 대신 쓴 휴혼계약서

소송을 전후한 어느 날, A와 남편은 여느 부부들은 잘 이해하지 못할 한 장의 문서를 썼다.

“이혼은 안 해요.”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다.

“아이들한테 망가진 가정을 물려줄 순 없어요. 그렇다고 이대로 살 수도 없고요. 그러니… 따로 살아요.”

A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신, 우리는 그래도 부부예요. 부양도, 도리도, 정조도. 그건 지켜야 해요.”

남편은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렇게까지 해야겠어?”

“네. 종이에 적어요. 지금 내가 붙들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외도와 상간소송 후 부부가 작성한 휴혼계약서 중 일부

「휴혼(休婚)계약서」. 이혼은 하지 않되, 각자 떨어져 지내자는 약속이었다.

다만 떨어져 살더라도 부양과 협조의 의무, 그리고 정조(貞操)의 의무는 반드시 지키기로 적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깨지 않고, 30년의 역사와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두 사람은 그 종이에 또박또박 적어 내려갔다.

그것은 관계를 끝내는 문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끝내지 않기 위한 문서였다. 한 번에 무너뜨리기엔 너무 많은 것을 함께 쌓은 부부가, 형태를 바꿔서라도 가정을 붙들어 보려 한 흔적이었다.

실제로 그 후에도 남편은 결혼기념일과 A의 생일마다 꽃과 선물을 보내왔다. A는 그 작은 신호들을 붙들었다. 따로 살아도 우리는 여전히 부부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어쩌면 그 한 장의 약속을 더 간절히 붙들고 있던 쪽은, A였는지도 모른다.

A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가정을 지키려 쓴 그 한 장의 종이가, 훗날 법정에서 자신을 겨누는 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것을.

결혼기념일 꽃을 받은 아내와 다른 집에서 동거 중인 남편을 대비한 두 번째 상간소송 웹툰 일러스트

( ↑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판결 5개월 만에 시작된 동거

판결이 확정되고 다섯 달. 상간녀가 한 아파트에 거처를 마련했고, 그 집으로 남편이 들어갔다. 두 사람은 함께 살기 시작했다.

A의 생일에 꽃이 오던 그 시기, 남편의 살림은 다른 집에 있었다.

믿기지 않았다. 법원까지 가서 위자료를 물고도, 멈추기는커녕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반성이 아니라 동거였다. A에게는 그것이 두 번째 배신이자, 첫 번째보다 더 차가운 배신이었다.

A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떨리는 손으로, 그러나 분명하게.

"당신에게도 엄연한 남편이 있고, 제게도 남편이 있습니다. 비록 당신 때문에 잠시 떨어져 지내고 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부부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답은 없었고 동거는 계속됐다.

그제야 A는 다시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발걸음은 무거웠고 마음은 더 진창에 빠져있었다.

두 번째 상간소송, 상대의 세 가지 항변

이현의 변호인단이 사건을 분석해 보니, 이번 싸움은 첫 번째와 결이 달랐다.

동거라는 사실 자체는 분명했다. 다만 한 번 소송을 겪은 상대는 흔적을 한층 조심스럽게 다뤘다.

그래서 이현은 먼저 동거의 '사실'부터 객관적으로 못 박았다. 남편의 전입신고 등 주소지·거주 관계 자료를 확인해,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차근차근 입증해 나갔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상대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세 가지 논리를 들고나왔고, 그 하나하나가 까다로웠다.

하나, 이미 한 번 판결이 났으니 또 소송할 수 없다. 기판력을 내세운 항변이었다.

둘, 오래된 일이라 시효가 지났다. 소멸시효를 내세운 항변이었다.

그리고 가장 날카로운 셋째. 그 가정은 이미 깨져 있었다.

상간녀는, A 부부가 이미 갈라선 사이였으니 깨뜨릴 가정 자체가 없었고, 따라서 자신의 동거는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바로 그 휴혼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A가 가정을 지키려 쓴 그 종이를, 상대는 "이 부부는 이미 끝났다"는 증거라며 법정에 내밀었다.

휴혼계약서를 뒤집은 변호 전략

이현이 세운 변호의 방향은 분명했다. 상대가 칼날처럼 휘두른 그 종이를, 다시 방패로 되돌려 놓는 것.

첫째, 이것은 새로운 부정행위

이번 소송이 겨눈 것은 1차 판결의 변론이 끝난 이후에 시작된 동거였다. 이미 판단받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그 뒤에 새로 벌어진 별개의 잘못이었다.

그렇게 사실관계를 또렷이 특정하자, 이미 판단받았다는 기판력 항변도, 오래되어 시효가 지났다는 소멸시효 항변도 설 자리를 잃었다.

둘째, 휴혼계약서는 파탄의 증거가 아니라 유지의 증거

그 문서에는 분명히 적혀 있었다. 부양·협조·정조의 의무를 지키고, 가족 관계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고. 떨어져 사는 것은 관계를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내지 않기 위해서라고.

여기에 더해, 남편이 기념일마다 꽃과 선물을 보내온 정황까지 물증으로 짚었다. 부부공동생활은 깨진 것이 아니라, 모양을 달리해 이어지고 있었다.

'따로 산다'는 사실 하나가 곧 '파탄'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계약서의 문구와 그 이후의 삶으로 입증해 나갔다.

법무법인 이현이 제출한 상간 손해배상 준비서면 중 휴혼상태 관련 문장 발췌

셋째, A가 보낸 그 메시지가 결정적 한 수

"우리는 아직 부부"라고 통지한 그 메시지는, 단순한 감정의 토로가 아니었다. 상대가 혼인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거를 계속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이미 끝난 줄 알았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정황을, A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남겨 둔 셈이었다.

넷째, 동거라는 침해

법원의 판결을 받고도 거처를 마련해 동거에 이른 경위는, 반성의 부재와 침해의 중대함을 그 자체로 보여주는 사정이었다.

두번째 상간소송 판결문

법원의 판단; 위자료 3,000만 원 인정

상간녀의 기판력과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1차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 이루어진 부정행위에 대한 것이므로, 앞선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가장 중요한 파탄 항변도 무너졌다.

법원은 휴혼계약서가 부양·협조·정조 의무를 유지하기로 한 합의이고, 남편이 기념일마다 선물을 보내온 점 등에 비추어,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대가 A부부는 이미 끝난 관계라며 내민 종이가, 오히려 가정이 이어지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 순간이었다.

그리하여 법원은 상대가 A에게 위자료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A가 청구한 금액은 5천이었다. 하지만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부정행위의 정도와 기간, 혼인 관계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 재량으로 정하기에,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녀의 위자료 청구는 왜 기각됐나

다만 이 사건에는 끝내 닿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두 자녀가 함께 낸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아이는 그 시간을 가장 가까이서 함께 겪었다. 무너진 어머니의 곁을 지키느라, 한 아이는 커리어를 잠시 내려놔야 했고, 다른 아이는 한동안 마음의 건강을 잃었다.

그 대가는 어디에서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래서 A는 자녀들도 원고로 세웠다.

그러나 대법원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제3자(상간자)는 그 배우자에게는 책임을 지지만, 자녀에 대해서는 — 해의(害意)를 가지고 자녀의 양육·보호·교양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본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1899 판결).

대법원 2004다1899 판결문 중 해의에 관한 문장 인용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됐다.

이현이 그 어려움을 처음부터 몰랐던 것은 아니다.

자녀의 청구가 인정되려면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현은 그 문을 두드렸다.

상대가 자녀들의 고통을 이미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을 모아, 이 사건이야말로 그 예외에 해당한다고 다투었다. 법원은 끝내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지만, 미리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될지 안 될지는, 해보기 전에 누구도 알 수 없다. 자녀의 위자료 청구는 분명 문턱이 높지만,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지는 사건마다 따져봐야 한다.

A는 지금

A는 여전히 그 집의 아내다. 한 번도 가정을 놓겠다고 한 적이 없었던 사람이다.

두 번의 소송을 거치며 A가 증명한 것은, 어쩌면 위자료의 액수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이기고 지는 게 문제는 아니었어요. 후련하지도 않고요”

A는 그렇게 돌아봤다.

“근데 이렇게 짓밟히고 가만있으면, 그땐 정말 내가 없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법이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돌려주지는 못한다. 무너진 마음도, 아이들이 받은 상처도, 판결문 한 장과 몇 천의 위자료로 메워지지 않는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묵묵히 견디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외도가 반복되어 무력감에 빠진 의뢰인을 위한 법무법인 이현 황휘건 변호사의 코멘트

작성: 법무법인 이현
자문·감수: 황휘건 변호사

법무법인 이현 — 보통의 사람을 위한 로펌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미 상간소송에서 이겼는데, 같은 사람을 또 소송할 수 있나요?

1차 판결의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운 부정행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별개의 불법행위입니다. 앞선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별거·졸혼·휴혼 상태면 상간소송이 안 되나요?

'따로 산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파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실질적으로 파탄된 경우에만 상대의 책임이 부정됩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참고로 '휴혼계약서'라는 명칭 자체가 민법상 정해진 공식 문서는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부부의 의무를 유지하겠다'는 합의 내용은 이 사건처럼 법원에서 핵심 증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상간 위자료, 청구한 만큼 다 받을 수 있나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위자료는 법원이 부정행위의 정도와 기간, 혼인 기간, 가정에 미친 영향 등을 두루 참작해 재량으로 정합니다. 그래서 청구액 전부가 그대로 인정되기보다, 그중 일부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상간자가 해의를 가지고 자녀의 양육·보호를 적극 방해한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리 설명이며, 구체적 결론은 증거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판단은 사건 기록을 바탕으로 한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혼자 끌어안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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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판례·법령

  • 민법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제3자의 부정행위와 불법행위 성립, 부부공동생활 파탄 시 예외)

  •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1899 판결 (상간자의 자녀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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